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73)가 분노를 폭발했다. 올겨울 FA 대형 계약을 여러 건 성사시켰지만 여전히 시장에 남은 고객들의 협상이 진전되지 않자 단단히 뿔났다. 정체된 FA 시장 분위기 전환을 위한 의도적 발언일 수도 있다.
미국 ‘USA투데이’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FA 시장에서 소극적인 구단들의 행보에 보라스가 불만을 터뜨렸다고 전했다. 보라스는 이날 자신의 고객인 코빈 번스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입단 기자회견에 참석한 뒤 취재진과 자리에서 답답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이번 FA 시장에서 보라스는 연전연승을 거뒀다. ‘최대어’ 외야수 후안 소토는 전 세계 프로 스포츠 역사상 최고액인 15년 7억6500만 달러에 뉴욕 메츠와 계약하며 초대박을 쳤고, 사이영상 투수 블레이크 스넬도 LA 다저스로 이적하며 5년 1억8200만 달러 대형 계약을 따냈다. FA 투수 최대어로 주목받은 번스도 애리조나와 6년 2억1000만 달러로 특급 대우를 받았다.
핵심 고객들뿐만 아니라 메츠 투수 션 마네아(3년 7500만 달러), LA 에인절스 투수 기쿠치 유세이(3년 6300만 달러), 볼티모어 오리올스 외야수 타일러 오닐(3년 4950만 달러), 메츠 투수 프랭키 몬타스(2년 3400만 달러), 시카고 컵스 투수 매튜 보이드(2년 2900만 달러) 등 준척급 FA 선수들도 예상가보다 높은 계약을 받았다.
그러나 또 다른 핵심 고객인 1루수 피트 알론소, 3루수 알렉스 브레그먼은 아직도 미계약 신분으로 시장에 남아있다. 알론소는 1년 반 전 메츠로부터 7년 1억5800만 달러 연장 계약을 제안받았지만 거절했고, 브레그먼도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6년 1억5600만 달러를 박차고 나온 상황이다.
올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보장된 800만 달러 상호 옵션을 포기하고 FA가 된 김하성도 보라스 손을 잡고 시장에 나왔지만 아직 새 팀을 못 찾았다. 파워볼사이트
해를 넘겨 1월 중순으로 향하자 보라스도 점점 속이 타들어가는 모양이다.
보라스는 “지출을 하지 않는 구단들이 너무 많다. 구단들은 예전보다 더 많이 벌고 있지만 지출을 하지 않는다. 2~3년 전보다 훨씬 적게 쓰고 있다. 10~12개 팀이 그렇다”면서 “구단주로서의 졸업은 10~15년 전과 다른 의미를 갖는다. 아이러니하게도 프랜차이즈 가치가 상승했기 때문이다”며 구단주들이 구단 가치 상승을 통해 매각으로 수익을 낼 수 있지만 투자에 소극적인 점을 꼬집었다.
2023년 5월 전담 중계 방송사 밸리스포츠 소유주 다이아몬드스포츠그룹의 파산 사태로 중계권 수입이 끊긴 팀들이 지난겨울부터 지갑을 닫고 허리띠 졸라매고 있다. 애리조나도 그 중 한 팀이었지만 이번에 코빈 영입을 위해 구단 역사상 최고액을 써 모두를 놀라게 했다. 애리조나가 이렇게 큰돈을 썼으니 다른 팀들이 중계권 문제를 이유로 투자하지 않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게 보라스 논리다.
한편 보라스는 알론소의 경우 단기 계약에 열려있지만 브레그먼은 장기 계약을 계속해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휴스턴과는 사실상 결별 수순을 밟고 있는 브레그먼은 토론토 블루제이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 여러 팀들과 연결이 되고 있다.
보라스는 “브레그먼은 우승을 경험한 선수이고, 구단들은 장기 계약에 매우 관심이 많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메츠와 협상이 지지부진한 알론소와 관련한 질문에 “이 문제에 대해 먼저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김하성에 대해선 별도의 언급이 없었다.